출근중 버스 급정거 사고 & 버스공제조합 합의
오늘은 2023년 5월 출근중 버스 급정거 사고에서 부터 버스공제조합과의 합의까지 후기를 남겨볼께요.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버스로 출근중이었어요. 저는 내리기 위해 버스 뒷문쪽 손잡이를 잡고 서있었는데 버스가 갑자기 급정거를 하면서 한쪽으로 쏠리는 걸 버티지를 못하고 버스 바닥에 나뒹굴었네요. ㅠㅠ 주위 승객분들이 일으켜주시고 가방 챙겨주시고 어찌어찌 내렸는데 아픈 것 보다도 놀란 것이 진정이 안됬어요. 회사에 이야기하고 집으로 와서 한숨 자고 나니 머리가 너무 아프고, 목은 안돌아가고 허리, 갈비뼈, 턱까지 아파서 입 벌리기도 힘들었어요.
버스 기사님께 연락해서 사고접수 요청했고, 바로 버스공제조합에서 아래와 같이 대인접수 문자가 왔어요.
일단 두통이 너무 심해서 CT, MRI 가능한 한방병원으로 갔어요. 의사는 경추, 요추 염좌등 2주 진단했고 입원하라고 하더군요 . 처음에 입원은 너무 오버인 것 같았는데 교통사고라는 것이 하루 하루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을 저도 입원하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아마도 움직이는 공간에서 넘어지다 보니 저도 나름 대로 제 몸을 방어하지 못해서 그런 듯했어요.
13일간 입원했고 퇴원 후 한달 반 한방치료 꾸준히 받고 사고 일로 부터 딱 두달 만에 합의 했고,
이제부터는 간략한 합의 과정입니다.
공제 조합 담당자는 입원 했을 때 치료 잘 받으라는 전화 오고 퇴원 후 2주 간격으로 한번씩 전화와서 몸이 어떻냐 합의할래를 물으셨지만 저는 계속 치료 받겠다고 했습니다. 몸이 계속 좋아지고 있었서 돈 얼마 더 받는 것 보다 치료를 다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합의의 "ㅎ"도 꺼내지 않았습니다.두번째 통화에서는 도대체 합의 안하는 목적이 뭐냐고 묻더군요.
사고후 거의 두달쯤 되어가니 담당자는 치료기간이 너무 길어지니 법원에 조정신청을 하는게 어떻냐고 하더군요. 조정신청을 하면 삼사주 뒤에 조정심의를 거친다나 뭐라나.... 그런데 그 시점에서 저는 거의 나은 상태였고 조정 전에 나으면 어떻하냐고 물으니까 그럼 심사를 취소하면 된다라고 하셨어요. 또 (제가 법알못이라) 변호사를 사야하냐고 해맑게 물었더니 그 물음에는 웃으시더라고요. 일단 생각해 보겠다고 하고 그때 부터 이틀 정도 인터넷, 주변 지인 통해서 알아봤어요. 알아보니 조정, 법 등등 이야기 하는 것이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방법이라고 하네요. 그런 줄도 모르고 저는 필요하면 변호사 사려고 했거든요... ㅇ.ㅇ 이때 저는 잠깐이지만 갑자기 오기가 발동했어요. 합의고 나발이고 나한테 싸움 걸면 돈이 얼마가 깨지더라도 아주 정성스럽게 싸워주마 그런 마음이 들었어요.
일단 병원에 하루 진료비 물어보고 앞으로 얼마나 더 치료해야 할지 확인해서 계산해 보니 아무리 보수적으로 봐도 40만원 남짓이더라구요.
제가 제시할 금액은 휴업손해비 등 보험 약관의 금액 150만원 + 향후 치료비 보수적인 계산으로 40만원 = 190만원. 공제조합은 아마 사고에 비해 제 치료기간이 길어진 것을 핑계료 150만원을 부를테고 그럼 절충선 170만원 쯤에 마무리해야겠다 생각했어요. 그런데 만약 끝까지 150만원을 고집하면 조정까지 가기로 결론내고 병원에는 소견서 등의 협조 요청도 미리 해놓았어요. 그리고 법원에 증명할 진단서 등 다른 자료들 어떤 것 챙겨야 하는지 미리 알아봤어요. 최악의 경우 공제조합에서 피해자에게 "채무부존재" 소송거는 경우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사실 저는 이미 거의 나은 상태라 삼사주 안이면 치료가 끝나고도 충분히 남을 시간이었거든요.
저는 담당자분에게 제가 직접 전화해서 합의금 제시해 달라구 했구요. 역시 저의 생각을 벗어나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사고 후 두달만에 170에 원만하게(?) 합의했습니다. 이게 생각하기에 따라서 적을 수도 많을 수도 있지만 저는 이미 치료가 거의 끝난 상태고 나름 합리적인 금액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번 사고로 인해 얻은 나름의 tip은 (저 처럼 피해자인 경우입니다)
● 사고가 나면 무조건 그 자리에서 가해자측 보험사에 접수 요청하고 대인 or 대물 접수번호 받으세요
● 접수번호 받은 뒤에는 아프지 않아도 바로 병원에 가세요. 덜 아프거나 혹은 바빠서 나중에 가게되면 나이롱 환자취급당하거나, 입원이 필요한 경우임에도 불구하고 입원 일수가 제한되거나 혹은 아예 입원이 안될 수도 있습니다.
● 큰 부상이 아니라 단순 염좌나 타박상 정도라도 일단 처음 병원은 CT, MRI 가능한 한방병원으로 가세요. X-ray로 이상이 없으면 다행이지만 시간이 지나도 계속 아프면 정밀 검사해야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 통원치료는 한방병원보다 한의원을 추천합니다. 어떤 분은 비싼 한방병원에서 치료 받고 합의할 때 향후 치료비 크게 부르라는 분들도 있지만, 솔직히 한방병원은 이것 저것 가짓수만 많지 치료받는 느낌 보다는 공장 느낌이 더 컷습니다. 저와 같이 치료에 목적을 두셨다면 차리리 근처에 잘 하는 한의원가서 꼼꼼하게 치료 받으시길 추천합니다.
● 혹시 몸이 덜 나았고 더 치료를 받고 싶은데 보험사에서 합의 압박해도 계속 치료 받겠다고 하시면 됩니다. 요즘은 특히 공제조합에서 저 같은 경상환자가 합의 안하고 치료 길게 받을 경우 소송한다고 하는데, 혹여 소송 가더라도 절차에 맞게 대응하면 된다고 하네요. 아는 의사분 말씀으로는 병원은 국가로 부터 인정받은 기관이기 때문에 보험사는 절대 병원의 진단서, 소견서를 이길 수 없다고 하더군요.